국내 암 종류에 따른 사망률에 큰 변화가 생겼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암 사망률이 위암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10만명당 폐암 사망자는 90년 14.4명에서 2000년 24.4명으로 증가한 반면 그동안 줄곧 1위를 지켜오던 위암 사망자는 같은 기간 31.5명에서 24.3명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10년 내에 위암 사망자는 10만명당 10명선으로 떨어지는 데 비해 폐암은 60~70명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는 "처음 폐암으로 진단됐을 때 폐암이 폐 안에 국한돼 있어 제거 수술 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1기 환자는 14%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머지는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이미 주변의 림프절로 암세포가 퍼져 있거나 아예 수술로 떼낼 수 없을 정도로 퍼져 있는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이 때문이다.
폐암의 주범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많지만 흡연과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기오염이다. 흡연자의 배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성은 20% 이상이며 흡연자는 이보다 훨씬 높다. 또 비흡연자의 17%는 어릴 때 부모의 흡연에 노출된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분진이 폐암을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 매연과 같은 미세분진은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매우 작기 때문에 오래 노출되면 폐 속에 침착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다이옥신·벤젠·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을 흡착, 폐속에 유입돼 폐암을 유발시킨다. 폐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다. 폐암환자의 75%는 잦은 기침을 호소한다. 기침이 심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흡연자는 기침이 담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판단, 그냥 지나치기 쉽다.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피섞인 가래나 피를 토하는 것도 폐암의 주요 증상 중의 하나다. 종종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흉통이 심한 경우도 있다. 이밖에 상반신이 붓기도 하고 암세포가 성대나 뇌로 전이됐을 때는 구토나 간질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려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조기진단법이 많지만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게 문제다. 일반적으로 폐암을 찾아내려면 흉부엑스레이 검사와 가래에 암세포가 묻어 나오는지를 판별하는 객담세포진 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폐암이 있는환자라 할지라도 가래에 매번 암세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흉부 엑스레이는 장비와 기술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판독능력도 의사마다 다르다. 물론 방사선과 전문의가 판독하면 진단율이 올라간다.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인 조재일 박사는 "폐암 사망률이 1위인 미국에서도 정기적인 흉부엑스레이가 조기진단율을 조금 올릴지는 몰라도 폐암 사망률을 전체적으로 낮추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저선량 CT를 이용한 정기검진이 도입되고 있다. 통상적인 CT는 환자가 받는 방사선 피폭량이 정기적인 검진을 하기에는 너무 많기 때문에 환자에게 쪼이는 방사선량을 줄이고 흉부엑스레이보다는 좀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흡연자나 금연한 지 몇년이 안된 사람,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 폐암 고위험 그룹은 저선량CT, 객담 세포진 검사, 흉부 엑스레이 등 3가지를 6개월 간격으로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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