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세계대전에 패배한 뒤 독일에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일정부가 세금부과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차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독일정부는 승리를 확신하였고, 승리한 뒤에 패전국에 배상금을 받아 전비를 충당할 요량으로 은행에서 막대한 돈을 빌려다가 전쟁을 치렀다.
세금을 통해서 마련한 전비는 4%밖에 되지 않았다.
패전한 뒤 빌린 돈에 대한 만기가 돌아오자 정부는 대량의 돈을 찍어서 빚을 갚았다.
또한 패전한 독일은 독일에 주둔한 연합군의 주둔비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도 막대한 돈을 찍었다.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찍었는지는 2조 마르크짜리 지혜가 통용되었다는 사실만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정부가 대량의 돈을 발해하자 화폐가치는 떨어졌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독일화폐의 가치는 날개없이 추락하였다.
전쟁 중에는 1달러가 4.5마르크였지만, 종전 직후에 8.4마르크로 바뀌었고, 1921년 12월에는 160마르크, 1922년 9월에는 1.303마르크, 1922년 말에는 7천 마르크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사회,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였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어떤 대학생이 수업료, 기숙사비, 용돈을 아버지에게 받아가지고 오후에 떠나서는 야간열차를 타고 다음날 학교에 도착했는데, 단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자신이 가져온 돈은 전철 1구간 요금밖에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빵 한 덩어리를 사기 위해 손수레에 가득히 돈을 싣고 가야 했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니 봉급쟁이들은 모두 망했고, 가치관 대혼란이 일어났다.
아버지로부터 똑같이 재산을 상속받은 형제 이야기가 전한다.
한 사람은 근검하여 돈을 저금했고, 한사람은 술을 좋아했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려고 술창고를 샀다. 저금한 사람은 그 돈으로 이발 한번 하기도 힘들었고, 술창고를 산 사람은 부자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까? 부자들은 전혀 손해볼 것이 없다. 가진 자들은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를 쌓는데 민감하기 때문에 재빨리 현금을 다른 자산으로 변환시킨다.
전쟁 말기에 이미 많은 독일의 부호들은 금을 사서 해외로 빼돌려 두었다. 봉급을 받아 생활하는 중산층들은 모두 놀라했다. 봉급을 받아보아야 빵 한 조각 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재산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은 어차피 잃을 것이 없으니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들은 저축한 돈이 한 푼도 없으니 자기 돈이 휴지가 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할지 모른다. 그러나 안도는 잠시, 독일의 많은 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아 보아야 아무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 기아와 혹한에 시달리다 죽어갔다. 인플레이션은 없는 자들의 생활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격차를 더욱더 벌여놓는다. 부자는 부동산이나 금 등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일해 보아야 임금의 가치가 형편없기 때문에 더욱 가난해진다.
이렇게 많은 독일인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 『노인과 바다』를 지은 유명한 소설가 헤밍웨이가 이 곳을 여행하였다. 헤밍웨이는 프랑스에서 달러를 프랑스 프랑으로 바꾸어 스트라스부르크를 통해 독일로 들어갔다. 헤밍웨이는 자신이 가진 화폐의 위력에 놀랐다. 그는 케힐의 최고급 호텔에서 다섯 코스의 요리를 먹었는데, 그 가격은 독일돈으로 120마르크였고, 달러로 환산하면 15센트였다. 독일을 조금만 벗어나도 그 정도의 음식은 1달러에도 먹을 수 없었다. 음식 이외에도 모든 것의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쌌다. 물론 여기서 싸다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고,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그것이 아무리 싸다 해도 많은 독일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헤밍웨이는 과일을 싸게 샀다는 자랑과 함께 자신이 과일을 사고 있는 것을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독일인의 비애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사정이 이러했기 때문에 독일 국경지역에 사는 외국인들은 국경을 넘어와서 마음껏 마시고 먹고 즐겼다. 그러나 물건을 사가지는 못하였다. 관세가 높았기 때문이다.
(경제 / 혼란)
☞ 경제의 혼란은 사회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화폐개혁이 일어난다.
그러나 종교의 혼란은 사회뿐 아니라, 사람의 영혼을 망가뜨린다.
경제, 정치의 인플레이션에만 걱정하지 말고 종교의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자.
신앙의 회복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 종교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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