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토론

채팅용어 암호인지 외계어인지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4. 5. 13. 09:23

해초

 

'번애쥬세孝!', '壙ㅏⓡⓐⓝⓖ㉭ㅐ', '2몒Yo'…. 채팅 언어파괴 '위험수위' 맞춤법은 아예 무시, 특수문자 국적불명암호인지 외계어인지 해석안돼 답장 못보내10대도 자성 목소리 "언어파괴 중단운동"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10대들의 언어파괴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한자는 물론 특수문자까지 동원해 마치 군사 암호를 연상시키는 신조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상에서는 '어솨여'(어서오세요), '안냐세여'(안녕하세요)등의 축약형 조어가 널리 사용돼 왔으나,

요즘의 언어파괴 현상은 이런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번애쥬세孝!'는 '보내주세요'를, '壙ㅏⓡⓐⓝⓖ㉭ㅐ'는 '사랑해'를, '2몒Yo'는 '이뻐요'라는 말이다.

 이런 말은 그나마 `번역'해 놓고 보면 대략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鉉⑨炚②ㅃⓔ壙4ⓤ炚'가 '당신을 위한 무척 친근한 친구'를 의미한다는 것은 번역문을 놓고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본어까지 끌어들여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2빠이'는 '매우'를 뜻하는 일본어 발음에서 따온 것이다.

또 '집'을 '뒵'으로, '우리'를 '을히'로, 상대방을 부를 때 '님아'라는 등의 조선시대 고어 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납♡ 님아 홈피가 참 2몒Yo 2빠이 쌀앙할 틴구를 구해효. -_-

14세 명랑炚少年임돠. ㅡ_- 번애쥬세孝!"라는 말은 "안녕 님아. 홈페이지가 참 이뻐요.

매우 사랑할 친구를 구해요. 14살 명랑(땀흘림) 소년입니다. 보내주세요"라는 뜻이 된다.

이런 통신언어 파괴현상은 10대들의 동창회나 반창회 등의 폐쇄적인 커뮤니티에서 동영상 채팅 때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프리챌과 다모임 등 대형 인터넷 사이트일수록 이런 언어파괴현상이 심하다.

 

다모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욕설이나 비방글이 줄어드는 반면 '외계어' 같은 말들이 10대 동창회 게시판에 많이 오른다"고 말했다.

이런 언어파괴 현상을 놓고 10대들 내부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0대들이 주축이 돼 만든 아이두넷(www.idoo.net)은 최근 '10대들의 언어파괴 중단'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이두네스의 웹마스터 이준행(17)군은 "온라인상의 언어파괴 현상은 세대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이런 말을 모르는 아이들을 '왕따'시키기도 해 또래간 의사소통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두넷이 벌이는 캠페인에는 10대들의 동참이 이어져 '신고건수'만 벌써 200건을 넘어섰고, 게시판에는 "외계어 같은 통신언어는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매일 100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지미'라는 네티즌은 게시판에서 "친구가 여러 특수문자 등을 섞어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답장을 보낼 수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이런 글을 읽고 있으면 암호를 푸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며 "이런 문장을 읽지 못하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쓰는 사람들이 이상한지 구분이 안간다"고 적었다.

 아이두넷 이준행군은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자가 10대들에게 눈길을 끌기 위해 통신용어를 공식사이트에 버젓이 게시하는 것도 문제"라며 "네티즌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바꿔나가도록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