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절단당하고 없는 환자는 이따금씩 절단당하고 없는 부분에 가려움증을 느낀다고 한다. 곧 기억 속의 가려움이요, 긁어봤댔자 허공을 긁는 것이 된다. 그렇듯이 사람도 이미 유인원(類人猿) 시절에 퇴화하고 없는 꼬리에 이따금씩 기억 속의 감각을 느낀다고 한다. 이를테면 그네를 뛸 때 후진했다가 전진으로 전환하는 순간 그 옛날 꼬리가 붙어있던 척추 끝의 치골 부분이 새큼해 오른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라지고 없는 꼬리로 나뭇가지를 붙잡으려다가 붙잡지 못할 때 느꼈던 옛날 아주 옛날의 전율감이 그렇게 기억 속에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꼬리가 없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두 달 된 태아에게는 분명히 꼬리가 돋아있다 한다. 두 달째부터 뇌가 형성되면서 한 달 사이에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곧 뇌가 커진 것과 꼬리가 작아져 사라지는 것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꼬리는 네 발로 다닐 때 동작의 균형을 잡기 위한 것이라지만 그로서 감정을 나타내는 정서 기능이 있음은 개를 길러본 사람이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개나 고양이의 희비애로(喜悲哀怒)는 꼬리보고 당장에 알 수 있다. 원숭이 사회에서도 열위(劣位)원숭이가 우위(優位)원숭이에게 복종을 나타낼 때도 엉덩이를 쳐들고 꼬리를 세워 흔든다.
복종을 용납하지 않을 때 우위 원숭이는 열위 원숭이의 쳐든 엉덩이를 앞발로 친다. 사람들이 복종을 나타내는 큰절을 할 때 엉덩이를 쳐드는 것과, 또 체벌을 가할 때 주로 엉덩이를 까고 치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곧 퇴화하고 없는 꼬리의 생리가 현실에 어떻게든지 살아있는 것이다.
동물학자 데스먼드 모리스에 의하면 동물들의 복종작태(作態)는 나를 맘대로 사랑해도 된다는 성적(性的) 복종표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관찰, 보고하고 있다. 동네 큰아기 바람나면 `꼬리를 흔든다'는 것이며 또 히프를 좌우로 흔들며 걸어가는 것을 보면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도 없는 꼬리의 살아 있는 기억이랄 것이다.
진화론자들은 꼬리의 퇴화로 인간의 뇌가 필요 이상으로 마냥 커져, 생리에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것이 인류멸망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별나게 녹각(鹿角)이 커진 사슴은 멸종하고 별나게 송곳니가 발달한 호랑이가 멸종한듯한 자연도태 현상인 것이다.
말레이지아에서 꼬리 달린 아이가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상 팽창한 뇌에 대한 진화론적 반항(進化論的 反抗)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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