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대 20 법칙

경영학에 `80 대 20 법칙'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루보프가 쓴 책에서 보았는데 `라이킨의 법칙'이라 한다 했다. 이를테면 총생산고의 80 퍼센트는 총생산 라인의 20 퍼센트에서 올리며 백화점 매상고의 80 퍼센트는 총고객의 20 퍼센트가 사가고 은행 총예금의 80 퍼센트는 20 퍼센트의 고객이 맡긴다. 결근(缺勤)의 80 퍼센트는 20 퍼센트의 종업원이 도맡아 하고.... 이 80 대 20 법칙은 비단 경영 측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성싶다. 집에 걸려오는 전화의 80 퍼센트는 항상 전화를 거는 20 퍼센트의 친지로부터 걸려오고, 텔레비전 시청률의 80 퍼센트가 총 프로의 20 퍼센트가 차지하며, 가계(家計)에 있어 식비(食費)의 80 퍼센트는 전식단(全食單)의 20 퍼센트에 불과한 육류(肉類)가 차지한다.
이 법칙은 공부하는 데도 적용되는 것 같다. 상용한문(常用漢文)이나 상용영어의 80 퍼센트는 자주 쓰이는 20 퍼센트의 단어가 차지하고, 어느 책의 80 퍼센트를 이해하는 데는 중요한 20 퍼센트를 정독하면 된다든가-.
루보프 교수는 이 법칙을 일상 생활이나 업무에 적용하면서 살도록 권하고 있다. 그날 할 일을 중요성의 비중에 따라 1에서 10까지 순위를 정해놓는다. 그렇게 하면 그날 사는 보람의 80 퍼센트는 우선 순위 항목의 20 퍼센트에 집중돼 있기에 중요도가 높은 1, 2의 일에 집중하면 일단 80 퍼센트의 성과를 올린다는 것이 된다. 휴식도 그렇다. 1 시간을 능률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20퍼센트인 10분 전후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든가-.
요즈음 사회 풍조나 세태에도 이 법칙은 해당된다고 본다. 교복 자유화로 사치를 하는 학생의 80 퍼센트는 전체 학생의 20 퍼센트요, 대도(大盜)사건에 쏟은 관심의 80 퍼센트는 그 사건 경과의 20 퍼센트에 못 미치는 보석에 집중되었고, 화제가 된 보석 값의 80 퍼센트는 문제된 전 보석의 20 퍼센트가 차지했다든가-. 국회에서 주고 받은 질의 응답도 이 법칙에서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질문의 80 퍼센트가 질문 내용의 20 퍼센트도 답변을 못 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던지는 질문이라든가, 또 답변 내용의 80 퍼센트가 질문 내용의 20 퍼센트도 정곡을 찌르지 못한 답변이라든가-. 그래서 그저 짚고만 넘어가는 국회라는 인상을 못 벗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