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토론

'아빠의 모습'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4. 5. 3. 10:57

아빠

 

한 유치원에서 40여명의 아이들에게 '아빠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그런데 그 내용이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아이들이 그려낸 그림 속의 아빠들이 신기할 정도로 모두 같은 모습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그려낸 아빠의 모습은 대부분 잠을 자거나 앉아서 TV나 신문을 보는 것, 또는 운전대를 잡고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여러분 유치원 아이들에게 아빠가 집에서 하는 일을 얘기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빠는 매일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다고 말하기도 하고, 쉬는 날에도 잠을 자거나 TV만 본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고 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한국어린이보호회가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아버지 역할에 대한 어린이 의식조사'에서도 어린이들이 아버지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점으로 첫째가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것인데 26.5%이다. 둘째는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인데 19.4%이며 셋째로는 약속을 어기며 늦게 들어오는 것으로7.0%이다. 그리하여 최근 우리사회의 전통윤리가 무너지면서 가정에서 권위의 상징처럼 인식되던 아버지상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더 무서운 사실은 훌륭한 부모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푯대를 잃고 방황하며 나중에는 맹목과 무의미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세상파도에 밀려 그저 그런대로 살다가 죽는 인생 길을 반복한다. 인생은 본을 보이던지 본을 받던지 둘 중의 하나의 길을 바꿔가며 계속하여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