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러 이야기들

진정한 사랑은 나누는 것입니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5. 12. 1. 11:33

43년간 한센인 돌본 '파란눈의 천사'

 

 

 

지난달 21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주민들은 하루종일 눈물을 훔쳤다.

43년 동안 자신들과 동고동락한 '파란눈의 간호사' 마리안 수녀(71)와 마거릿수녀(70)가 아무 말 없이 소록도를 떠났기 때문.

주민들은 이날 뒤늦게 두 수녀가 고향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가기 위해 섬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일손을 놓고 말았다. 주민들은 그들이 살던 소록도 병원치료소와 성당으로 몰려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파란눈의 천사'들이 소록도에 들어와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당시에 고칠 수 없는 병으로 낙인찍혀 외진 곳에 집단 수용된 환우들에게 자진해서 찾아온 이들은 고국의 의약품과 지원금으로 사랑을 베풀었다.

또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교정수술을 받도록 하고 물리치료기를 도입해 환우들의 재활에 앞장섰다. 정부는 이들의 공로를 인정해 국민포장(72년)과 표창장(83년), 국민훈장 모란장(96년)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 동안 이들은 전라도 사투리가 능숙한 할머니로 변했고 주민들은 이들을 '할매'라 부르며 따랐다.

이 두 '할매'는 떠나기 하루 전 소록도병원 측에 "헤어지는 아픔을 줄까봐 말없이 떠나게 됐다"는 내용의 편지만을 남기고 떠났다.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이들은 "한편은 사랑의 편지이지만 한편은 헤어지는 섭섭함이 있다. 한국에는 사회복지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우리는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떠나는 순간까지 환우들을 걱정했다.

소록도 환우자치회 관계자는 "그들은 사랑의 전도사이자 자애로우신 할머니의표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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