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4. 8. 23. 11:29












봄나들이


풀섶이슬


따스한 봄을 시샘하던


꽃샘바람도 이제는


따스한 봄바람에 쫓기어


어디론가 떠나 버렸구나


이제는 온 세상이


봄나들이 갈 채비로


가슴이 부풀어 있네.


겨우내, 모진 칼바람 이겨낸


나무들, 꽃, 개구리, 냉이......


모두들 봄나들이 나왔네.


이제는


겨우내 가슴 속으로만


그리워만 했던


봄꽃 여인을 맞으러


나도, 봄나들이 가 볼까나?


대바구니, 창칼 들고


내 고향 장고개 너머


그 너른 들판에서


봄 손님 냉이, 달래 캐던


내 고향 그 친구들


누가 더 많이 캤나?


나물 따 먹기 했던


참, 예쁘게도 생겼던


냉이를 무척 잘 캤던


그 여자애는


어디서 무엇하며 살고 있을까?


그래, 이제는 겨우내 몇 겹으로


드리워 걸쳤던


힘들고 무거웠던 삶의 덕석을


훌훌 벗어 던지고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가 듯


나도,


따스한 봄이 가져다 줄 지 모를


그 한가닥 아지랭이 같은 꿈을 찾아


힘찬 날개짓 하며 봄나들이 가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