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은혜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6. 7. 12. 22:00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어거스터스"라고 하는 작품 속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내외분이 오랫동안 애가 없어서 몹시도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마침내 기다리던 아들을 낳았습니다.

온 집안이 기뻐합니다. 그 어머니의 기쁨은 더더욱 말할 것 없었습니다.

그러한 때에 그날 밤에 신비한 노인이 이 산모에게 나타나서 "이 아이를 위해서 한가지 소원을 말하라, 그 한가지 소원은 내가 꼭 들어주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생각했습니다. 딱 한가지거든요.

무슨 말을 할까 많이 생각하다가 소원 한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낳은 이 아들은 앞으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라고 소원했습니다.

그 노인은 말하기를 "그래, 네 소원을 들어주마" 했습니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형제의 사랑을 받고 선생님의 사랑을 받고 이웃의 사랑을 받고 온통 사랑을 독차지하며 많은 칭찬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느 날 그 노인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래 만족하냐?" 하고 물었습니다.

이때에 여인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자라면서 사랑만 받으니까 자기는 당연히 사랑 받아야될 자인 줄 알고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교만하고 걷잡을 수 없는 아주 극단적인 정신적 미숙아로 자라게 되더란 얘기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소원을 바꾸어서 하는 말이 "이제는 사랑 받기 보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하게 요청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