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Spirituality)에 대하여
영성(Spirituality)의 정의는 매우 다양하여 어느 하나를 대표적인 정의로 내세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영성의 정의를 가장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어반 홈즈(Urban T. Holmes)의 저서 Spirituality and Ministry 일 것이다.
그는 다섯 가지 요소로 된 영성의 정의를 소개하고 있다.
① 영성은 인간의 관계의 능력이다.
② 그 관계는 그 감각의 현상세계를 초월하는 실재와의 관계이다.
③ 초월적인 존재의 경험자는 주체적인 노력에 관계없이 관계를 통해서 의식의 확장 또는 고양을 얻게 될 것이다.
④ 이 관계는 역사적인 환경에서 그 본질을 제공받게 될 것이다.
⑤ 이 관계는 이 세상에서 창조적인 행동으로 구체적으로 표현될 것이다.
홈즈의 정의는 [초월적인 실재와 인간의 관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홈즈는 인간에게는 초월적인 실재와 관계를 맺으려는 본성적 욕구가 있으며, 이 욕구가 이 세상의 감각적 실재속으로 침투해 들어오시는 하나님의 성령과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때에 진정한 영적 성숙이 일어난다고 강조한다(Holmes, ibid, 11-19). 홈즈가 영성의 관계성을 강조한 반면에 노만 샤유척(Norman Shawchuck)은 이 관계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영성의 정의를 삼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① 기독교 영성은 주 예수님과의 관계의 삶이다.
② 이 관계는 그리스도인의 체험적인 실재이다.
③ 이 관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선물로 주시는 것이요 대가로 주는 보상이 아니다(Shawchuck, 1983:1-2).
샤유척은 이 삼요소의 핵심을 "선물로 받은 관계"(gifted relationship)에 두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 분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묻기 전에 우리에게 찾아와서 "내가 너를 위하여 무엇을 해 줄까?" 를 물으시는 분이시다.
실재로 인간이 하나님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살기를 원하지만 인간은 어떻게 그 관계를 발견하고 그 관계속으로 들어갈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 분이 우리에게 먼저 찾아와서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고, 우리를 새사람으로 고치신다.그러므로 영성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요, 하나님이 사랑 가운데서 이니시어티브를 가지고 인간을 찾아와서 이루어 나가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이다.
이러한 샤유척의 영성의 정의는 홈즈의 정의와 상호보완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홈즈는 초월적인 실재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적 욕구를 영성의 출발점으로 삼고, 이러한 본성적 욕구가 초월적 실재와의 관계를 맺으므로 영성이 개발된다는 인간의 측면을 강조했다.
그 반면에 샤유척은 그러한 욕구를 갖고 있으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인간에게 찾아오셔서 관계를 맺어 인간을 새롭게 고쳐 나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홈즈와 샤유척은 반대의 방향에서 영성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출발점과 강조점은 서로 다른 반면에 그들이 가리키고 있는 영성의 실재는 같은 것이다.
즉 그들은 모두 영성이 '초월적인 실재인 하나님의 성령과의 관계성'이라는 데에 일치하고 있다.
존 유스텐과 웨스터 호프(John Eusden and John Weterhoff)는 영성의 또 다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핵심에는 물질세계와 비물질세계, 육체와 영혼, 세속과 성스러움등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근본적인 욕구가 있다.
영성은 이러한 통합이 완전하게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이르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육체적인 몸과 지성 이상의 존재이며, 감각적인 경험과 이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물질세계보다 더 큰 세계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만남과 참여의 직접적인 방법으로 초월적인 실재의 차원을 깨달을 수 있다(1982:2).
유스텐과 웨스터호프는 영성의 개념 가운데서 통합의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
통합(integration)은 인간존재의 현상세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영적인 차원과 초월적인 실재의 차원까지를 끊임없이 하나로 통합하여 삶의 폭을 넓혀 나가는 과정을 의미하고 있다.
즉 유스텐과 웨스터호프는 초월적인 실재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로 통합하여 보다 폭이 넓고, 보다 건전한 인간의 삶의 질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영성을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홈즈의 정의 ④번과 ⑤ 번 가운데서 이미 언급하고 있는 요소이지만 유스텐과 웨스터호프는 이점을 초점을 맞춰 초월과의 관계가 어떻게 인간을 폭넓게 변화시키는가를 규명하려고 하고있다.
김경재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 그리스도인의 성화 과정등을 영성과 연관지으면서도 영성의 사회성에 더 큰 강조점을 두고 있다.
그의 영성의 정의는 사변적이요, 기독교 영성과 영성의 일반적인 의미를 명백히 구별짓지 못한 감은 없지 않으나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의 장황한 영성의 의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성은 지정의를 통합 총괄하는 인간존재의 본바탕이요, 인간성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며, 마음이 자신의 존재의 근거인 하나님과의 교류·합일·동역을 체험하는 영혼의 핵이요, 영성훈련은 본질적으로 성화의 과정이며, 영성은 인간이 독거하는 독백이 아니라 삶의 현실과 역사현실을 포괄하여야 하며 영성의 사회적 차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김경재, 1985:218)
김경재는 이 정의에서 영성은 초월자와의 관계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의 삶의 현장소고에서 그 결과가 표현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에 소개한 영성의 개념들을 기독교 신학의 빛 가운데서 종합한다면, 다음의 몇가지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①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께서 인간속에 불어 놓어준 인간의 영의 갈망에서 출발한다.
② 하나님께서 성령을 인간의 피조세계 속에 보내어인간을 찾아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려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 속에서만 기독교 영성은 가능하다.
③ 기독교 영성은 인간의 영과 하나님의 영이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이다.
④ 인간이 하나님의 성령과 관계를 맺고 교제하며 살 때에 인간은 새로운 의식 의미와 힘을 얻게 된다.
⑤ 그 때에 인간은 하나님의 뜻과 삶을 이 세상 속에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된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기독교 영성이, 인간의 영이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의 교역을 이 땅위에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중간 개념임을 분명히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영은 자기를 초월하는 인간의 능력이요, 초월적인 실재를 경험하는 인간의 기능이요, 초월적인 존재에 참여하여, 관계를 맺으며, 드디어 초월자와 연합을 경험하고 하는 갈망을 생산하는 인간의 중심]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하나님의 교역은 구체적이 역사현장에서 하나님의 삶을 구체화시키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실천해 나가는 그리스도이의 봉사이다.
그런데 영성은 초월을 추구하는 인간의 영이 어떻게 초월하신 하나님의 성령과 만나 그 분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궁극적인 의미와 힘을 경험하며, 하나님의 삶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추구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영이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삶을 이 세상에서 실천하는 교역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영성훈련을 통하여 영성의 깊이에 서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