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의 시대(이미지 메이킹)
그의 대통령 선거에서의 승리는 전적으로 참모들의 이미지 메이킹 작전의 개가였다.
그는 참모들이 써준 원고대로 연설했고 짜 놓은 스케줄대로 사람을 만났으며, 그들이 시키는대로 웃고, 손흔들고, 인사하고 악수했다.
그는 참모들이 골라준 옷을 입었고, 심지어 넥타이까지도 그들이 골라준 것을 어김없이 매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 그 자신의 생각대로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개표 결과, 그는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완벽한 대통령을 뽑았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한 달쯤 있어 이웃 나라 군대가 국경을 넘어 공격을 해왔다.
대통령은 어찌할 바를 몰라 참모들을 불러 대책을 물었다.
A참모가 말했다.
"대통령께서 전쟁에 관하여 담화문을 발표하실 때 절대로 당황하는 표정을 보여줘서는 안 됩니다."
B참모가 말했다.
"3군 지휘관으로부터 전화 브리핑을 받을 때 군사 작전에 무지한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C참모가 말했다.
"대통령께서 국민에게 결연히 싸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쟁기간 동안 군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D참모가 말했다.
"전선을 돌아보실 때에는 병사의 등을 세 번 두드려주며, 굳게 다문 입술 끝을 약간 들어올려 가벼운 미소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E참모가 말했다.
"기자들은 사냥개처럼 민감하니, 그들 앞에서는 전쟁을 불안해하는 표정을 절대로 보여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참모들의 천재적(?)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군사력과 치졸한 작전력 때문에 전쟁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패전국의 국가 원수고 적국의 국가 원수 앞에서 항복의 예를 갖게 되었을 때, 대통령은 그의 참모들에게 물었다.
"이럴 땐 내가 어떻게 하지?"
그의 수석 참모가 대답했다.
"비록 패전국의 국가 원수지만 적국의 대통령과 상견의 인사를 할 때에는 여유있게 웃으셔야 합니다."
(이미지 / 가짜 / 종교개혁)
☞ 현재를 포장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이미지 메이킹은 정치, 마케팅, 경제에서 새로운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모두들 자신의 이미지를 메이킹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메이킹하고, 심지어는 교회들도 이미지를 메이킹하기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조작된 이미지로 인하여 진리를 잊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