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토론

성적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4. 4. 27. 15:28
프랑스 소학교(小學校)의 성적표는 두 달에 한 번씩 대학 노트만한 크기에 학과와 행실을 대분하여 평가한다. 점수제인데 `국어'하면 읽기-쓰기-글짓기-문법-받아쓰기-철자법 등으로 세분하여 10 만점에 9.35 식으로 자상하게 점수를 매긴다.
만점일 경우는 점수 아래 `브라보!'라고 애교 있는 말을 적어주기도 한다. 점수말고 A, B, C, D, E  5단계로 전체 평가를 병행시키며 학급에서 1등이면 TTB(tres tres bien)라 적어준다. 프랑스 성적표에서 중요시한 것은 행실평가다. 협동, 봉사, 리더십, 엘레강스에서부터 유머에 이르기까지 기술적(記述的)으로 평가를 한다. 그리고 맨 뒷면에는 과목별 성적 곡선을 학급 평균 곡선과 대비시켜 그래프로 그려넣어 줌으로써 성적의 오르내림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게 해놓고 있다.
미국은 주(州)별로, 또 학교별로 차이가 있으나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의 경우 학과는 A, B, C, D, U(낙제(落第)) 5단계 평가를, 그리고 예능 체육 과목은 성적 결과가 아닌 아이들의 관심도나 노력을 대상으로 O(열의가 있다), S(보통이다), U(글렀다)로 3단계 평가를 한다. 미국 역시 행실평가를 중요시 하는데, `공경도', `절약도', `봉사도', `규칙도' 등 14개 항목에 대해 OSU평가를 한다. U가 3개 이상이면 부모가 학교에 소환당한다. 스위스의 제네바에서는 2주간에 한번씩 성적표가 교부된다. 내용은 역시 행실이 우선되고 결석-지각수,그리고 부모에게의 통신란으로 돼 있다. 학과점수는 8주 만에 한번씩 평가되는데, 0-6까지의 7단계 평가다. 통신란에는 자기 자녀의 속을 거울로 비춰보듯 환하게 적고 자상하게 교육상 당부를 한다. 곧 인간 교육을 위한 당부 중심의 성적표랄 수가 있다.
필리핀은 1백점 점수제로 75점 이상 급제, 70점까지는 보충수업을 받게 돼 있다. 이 1백점 제는 시험 결과 숙제-행실이 같은 비율을 차지하기에 행실이나 태도나 품성이 성적을 크게 좌우하게 돼 있다.
우리 국민학교 성적표는 성적중심이요, 지육(知育)본위인데 비해 외국의 그것들은 행실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서울에서는 5단계 평가를 탈피, 기술식 평가를 권장한다던데 권장하는 김에 행실 평가도 가미함으로써 아이들 버릇 좀 잡는 덕육(德育)을 시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