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방치하면 지능도 떨어져요"
"스트레스, 방치하면 지능도 떨어져요"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원형탈모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뇌 발달에 영향을 미처 지능이 떨어진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이들이 왜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알아보았다. '아이들이 무슨 스트레스?'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어른의 눈에는 놀고 먹기만 하는 것 같은 아이들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 환자들도 지난 5년 사이에 눈에 띄게 늘었다. 95년 남아 919명, 여아 78명이었던 이 병원의 0∼4세 어린이 환자수는 99년 각각 569명, 192명으로 늘었다. 또 5∼9세 어린이 환자수도 95년 남아 990명, 여아 270명에서 99년 1,426명과 413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스트레스란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의 사망이나 이혼, 이사, 취학 등으로 삶의 변화가 생겼을 때 정신적, 신체적 안정감이 흔들리는데, 이렇게 한 번 흔들린 정신 생리적 안정이 본래대로 회복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말한다. 이런 삶의 변화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겪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비행청소년으로 자랄 위험이 높다
말을 하지 못하는 시기의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함께 어울리지 못해 사회성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또 더 자라서도 다른 아이들이 재미있게 느끼는 활동에 대해 별반 흥미나 의욕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제 나이에 반드시 배워야 할 것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다 보면 학습 부진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외톨이가 된다. 매사에 의욕이 없기 때문에 먹고 자는 데도 문제가 발생해서 성장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결국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세상이나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안으로만 움츠러들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갖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지능발달에도 지장을 받게 돼 학습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커서도 어려운 상황을 접하면 쉽게 좌절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현저하게 약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비행청소년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이 "청소년문제를 방지하는 대책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관리"라고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짜증이 많아지고 행동이 산만해진다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의 특징은 연령이나 기질, 아이의 평소 성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말을 하기 전의 어린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들에 대해 반응을 잘하지 않고 눈맞춤을 하지 않는 등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동생을 새로 본 어린아이들은 갑자기 오줌을 싸거나 아기처럼 목소리를 내고 우유병을 빨려고 하는 등 퇴행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배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며 꾀병처럼 보이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도 한 특징이 된다. 이런 증세 외에도 밤에 자다가 깨는 등 깊은 잠을 못 이루고 먹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산만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소아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을 찾는 많은 어린 환자들이 보이는 특징들은 주로 말을 많이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고 행동이 산만하며 소파나 벽 등을 자꾸 올라타곤 한다.
또 부모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으며 짜증이 늘어가고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보인다. 심지어 가위 같은 것으로 동생의 머리를 자르거나 찌르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은 아이가 갑자기 짜증이 늘거나 폭력적이 돼도 성격의 문제로 돌리고 마는 부모가 많지만 제때에 바로 치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이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살펴보고 아이의 입장에서 배려해주는 것으로부터 치료는 시작된다.
작은 변화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원인으로는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크다. 아이가 지내온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이것은 일단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생기거나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가는 경우, 새로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또한 부모의 불화나 헤어짐도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엄마가 직장생활을 새로 시작하거나 그만두는 것도 아이로서는 커다란 환경의 변화로 느끼게 된다.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은 형제간의 경쟁심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어려서부터 엄마와 항상 같이 지내다가 갑자기 오랜 시간 떨어지게 돼도 상실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가치 없는 아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주는 것이 현명하다.
또 동생을 보게 된 아이라면 둘째가 태어난 후 6개월 정도는 큰아이 위주로 키우면서 스스로 동생에게 적응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의 태도도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이 된다. 아이가 다칠까봐 외출도 잘하지 않고 감기 든다고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못하게 하는 과잉보호형이 바로 그런 엄마라고 할 수 있다. 한창 활동을 해야 하고, 움직이고 싶어하는 아이들로서는 엄마의 그런 태도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또 지나치게 깔끔하고 완벽주의적인 엄마나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엄마들도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엄마다. 엄마들은 아이를 키울 때 아이의 기질에 맞춰 양육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도 여러 형제 중 유독 한 아이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기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기질은 다양한데 특히 기질이 까다로워서 새로운 것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시간이 걸리는 아이들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강요하거나 야단을 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이나 정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신체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몸의 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면역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게 된다. 민감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위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머리가 다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심한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학습이나 교육을 통해 습득하게 되는 지능이 떨어지므로 상대적으로 머리 나쁜 아이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코나 눈을 움찔거리는 틱 장애를 보이기도 하고 손가락을 빨거나 이를 갈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아이가 하는 말을 인내심을 갖고 잘 들어주고 아이들 앞에서는 부모가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또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살펴보고 실수를 했을 때도 크게 꾸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잘한 행동에 대해서는 크게 칭찬해주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애정을 더 쏟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가 실수를 했을 때는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나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선생님과의 긴밀한 협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엄마가 볼 수 없는 학교 생활이 어떤지 아이와 대화를 자주 하고 선생님께 아이의 상태를 의논하며 함께 대처해 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