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코뚜레
부지런한 한 농부가 애지중지 키우던 황소가 두 마리의 소를 낳았다. 송아지가 자라 코뚜레를 할 때가 되자 먼저 이 세상에 나왔던 맏이 송아지가 농부에게 사정을 했다.
"주인님, 저는 코뚜레를 하기 싫습니다. 숨쉬기도 힘들고, 보기도 흉하거든요"라고 농부가 말하였다.
"그래,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너는 소가 아닌 망아지가 되고 말텐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주인님, 소가 코뚜레를 해야만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옛날 말입니다. 두고보십시오. 저는 코뚜레를 하지 않고도 일을 참 잘한다는 새로운 전통을 세워 보겠습니다."
농부는 그 송아지 말대로 형 송아지에게는 코뚜레를 하지 않고 나중에 태어난 송아지에게만 코뚜레를 해 주었다. 처음 얼마동안은 정말로 신기하리만큼 일을 잘했다.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끌기도하고 동생 송아지가 지쳐있을 때는 더욱 힘을 내어서 달구지를 열심히 끌고 갔기 때문이다.
두 송아지도 차차 자라 소가 되었다. 코뚜레를 하지 않은 맏이에게 차츰 꾀가 늘기 시작했다. 일을 피해 달아나기도 했으며, 잡으러오는 농부를 뒷발로 차 엉덩방아를 찧게 만들 때도 있었다.
코뚜레를 한 동생 소가 어느 날 들에서 돌아와 보니 형 소가 없었다. '어디 갔느냐'고 묻자, 주인이 말했다.
"도살장으로 보냈지."
☞ 주님과 함께 멍에를 같이한 자의 이름이 생명책에 있기(빌 4:3) 때문에 멍에를 메고 주님께 배우라(마 11:29)고 했다. 새해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세웠던 결심은 우리에게는 코뚜레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 코뚜레의 줄을 당기고 이끄시는 분이 주인되시는 하나님이심을 알자. 바로 그 분이 우리에게 하늘의 복과 원천의 복과 태의 복을 점지해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