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의 중보자· 성령
은혜의공동체에 속한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새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예수님의 교역(ministry)은 새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었고 새시대가 도래해 있다고 선포하는 것은 아니었다(막 1:14∼15; 마 12:28; 눅 11;20). 그러나 베드로와 사도들은 오순절 성령강림 직후에 이스라엘에게 구약선지자들을 통하여 예언했고 예수님에 의하여 성취된 새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선포했다(행 2:17; 요엘 2:28).
사실 오순절 성령강림은 약속된 새시대의 성취였다. 그것은 요엘의 예언뿐만 아니라, 세례요한의 예고와 예수님 자신의 약속의 성취였다. 베드로는 요엘의 예언을 오순절의 사건과 연결시킴으로써, 오순절 성령강림의 구원사이에서의 위치를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구약시대에는 소수의 사명자들에게만 특별히 성령의 선물을 주었으나, 이제 선지자들이 예언한대로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얻"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의 선물을"부어 주시므로(행2:38∼40)말세가 드디어 도래한 것이다. 오순절 성령강림이후에는 성령께서 교회안에 거하신다 그러므로 교회는 종말론적인 공동체요 성령의 선물을 받은 공동체이며 새시대의 선도자로서 존재하게 되었다.
새시대는 성령강림으로 도래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시대에 속한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성령의 선물이 주어질 것이며(행 2:38∼40), 은혜의 공동체 속에 가입되기 위해서는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며(고전 2;2∼4), 성숙한 은혜의 사람이 되는 것도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야 하며(요 16:8∼13), 성령의 내주로 그리스도의 통치 즉 종말론적 공동체가 성취되어 새로운 축복을 받게 될 것을 믿었다(요 14;17; 갈 4:6; 롬 8:9이하). 즉 초대교회는 성령이 강림으로 은혜를 받아 새로운 시대에 속한 공동체임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