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대하여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임하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 드는 것이 저녁 제사같이 되게 하소서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와 함께 악을 행치 말게 하시며 저희 진수를 먹지 말게 하소서
의인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의 기름같이 여겨서 내 머리가 이를 거절치 아니할지라 저희의 재난 중에라도 내가 항상 기도하리로다
저희의 관장들이 바위 곁에 내려 던지웠도다 내 말이 달므로 무리가 들으리로다
위의 글은 다윗의 글 시편 141편 5-10절의 내용입니다.
이 시편을 통하여 다윗은 우리들에게 신앙인의 절망과 소망의 양면성에 대하여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절망이란 인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고 소망 역시 사람이라면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는 자에게 있어서 찾아오는 절망은 암담한 것이고 소망 역시 허무하기가 그지없는 것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사람인 다윗은 자신이 처한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을 노래하는 신앙인의 굳건한 일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신앙인 다윗의 간구를 통하여 절망이 주는 의미와 소망의 참뜻을 살펴보겠습니다.
절망의 불가피성
절망은 암담한 시련입니다.
우리들에게 나타나는 절망은 회생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세상에 있어서 인생의 절망에 직면한 자들은 깊은 시름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승리한 자가 보기에는 너무도 가엾은 그들의 모습이 마치 완전히 멸절되어 그 뼈가 음부의 입구에 흩어진 육신을 연상케 합니다.
다윗은 이러한 자들에 대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밭을 갈아 흙덩이를 부수어 놓은 것처럼 우리들의 뼈가 무덤가에 흩어졌노라고 절망의 심정을 고백하고 있습니다(7절).
절망은 성도에게, 교회에도 예외 없이 찾아옵니다.
믿음의 선조인 아브라함도 신앙의 많은 환난과 절망 속에서 지낸 자였습니다.
기근과 그로 인해 아내를 빼앗길 뻔한 절망, 자녀가 없음으로 인한 근심과 여종 하갈과 동침함으로 다가온 고통 등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힘없는 이스라엘 민중을 이끌고 출애굽하기 위하여 바로 왕 앞에 나서야 하는 모세는 한때 말할 수 없는 무력감으로 자신을 엄습하는 절망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절망은 사울 왕에게 쫓기는 다윗에게, 박해자에게 쫓기는 엘리야에게도 나타났었습니다.
심지어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주님에게까지 나타나 죽음으로부터의 도피를 유혹하였으며,
오늘의 사역자들에게 갖가지 형태로 찾아가 교회들을 파괴하고자 합니다.
절망의 효과
이 절망은 인간을 굴복하게 합니다.
그것은 사망에의 굴복이며 참 생명의 길로부터의 단절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따금 신앙인을 회의론자로 변질시켜 불신의 깊은 웅덩이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다 확고한 신앙에 근거하여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있어서 절망이란 한 과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연단시키고자 하시는 계획의 한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절망을 통하여 우리의 영혼을 향상시키십니다.
우리에게 찾아온 고통과 절망, 말할 수 없는 갖가지 재난들은 오히려 우리의 신앙을 더욱 돈독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의거한 것입니다. 찾아온 재앙 앞에 슬퍼하고 낙망하기보다는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의지를 직시하는 자는 복된 자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절망을 하나님의 계획 앞에서 승화시킴으로 믿음의 조상을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의지를 이루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젊은 일생에 찾아온 절망적인 나날들로 인하여 노후의 인생이 더욱 빛났으며 신앙인으로서, 선왕(善王)으로서 후대에 영원히 기억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께서는 당신 앞에 찾아온 죽음의 늪을 극복하심으로 인하여 인류 앞에 구원을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부응하셨습니다.
절망은 세상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게 합니다.
우리의 시조 아담이 부패한 이래, 인간의 본능은 뿌리 깊게 세속적 쾌락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죄를 향하고 세상 속에서 기쁨을 찾아보고자 하는 인간들의 이러한 경향은 선천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그처럼 아끼고 따라가고자 하는 세상은 인간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지 못합니다.
세상은 인간에게 완전한 만족을 줄 수가 없습니다.
보암직하고 먹음직해 보이는 이 세상의 즐거움들이 아무리 아름답고 깨끗해 보일지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고상함이고 낭만적일 뿐입니다.
인간들은 이처럼 저속한 것을 목적으로 하여 살아갈 때 절망에 부딪치게 되며, 그러한 상태가 될 때 비로소 이 세상에는 낙이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의 영혼은 세상을 의지하는 모든 줄들을 끊을 때에야 하나님을 향하게 됩니다.
절망의 극복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자들은 그들의 희망을 하나님에게 둡니다.
본문의 다윗은 자신의 구원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위탁하고 있습니다.
절망에 빠져 있는 인생의 상황이 아무리 슬프고 어렵다고 할지라도 그 눈을 주님께로 향한다면 모든 슬픔은 사라질 것입니다.
다윗은 주를 신뢰하며 바라보았습니다.
우리의 하나님께서는 위로의 하나님이십니다.
악의 세력이 아무리 교묘하게 덫을 놓아, 하나님의 백성들을 미혹한다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정의가 악인의 계략을 그들 자신에게 돌아가게 하고 당신의 백성들에게는 자비로써 구원하여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