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은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4. 9. 21. 16:34

엘리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세 시쯤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시기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셨다.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하는 뜻이다.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몇이 이 말을 듣고서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셔, 갈대에 꿰어서, 그에게 마시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하여 주나 두고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다시 큰소리로 외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다. 그 때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그리고 땅이 흔들리고, 바위가 갈라지고,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의 몸이 살아났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에,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나타났다. 백부장과 그와 함께 예수를 지키는 사람들이, 지진과 여러 가지 일어난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여 말하기를 "참으로, 이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 하였다. (마태 27:45-54, 표준 새번역)

 

16세기의 위대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에 관한 한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그는 삼일간 밤낮으로 아무 것도 입에 대지 않고 아무 것도 마시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저 앉아서 말씀("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을 깊이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삼일만에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소리쳤습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에 의해 버림을 받았다니!
        누가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Gott von Gott verlassen
        Wer kann das fassen?

 

·하나님은 어려운 가운데 있는 자들을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고 믿어온 크리스천들에게,
  ·하나님은 도우심이 절실하게 필요해서 그에게 부르짖는 자들을 결코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라고 배워온 크리스천들에게,
  ·하나님은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자들을 결코 버리시지 않는다고 믿어온
    크리스천들에게,
이 사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충격 자체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버리신다니?
  ·그런 하나님께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영혼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가 어떻게 그런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수 있단 말      인가?
이 사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충격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확신 위에,
  ·즉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는 확신 위에,
  ·우리의 절박한 죽음의 순간에라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확신 위에,     우리는 우리의 온 신앙과 생애를 걸기 때문입니다.

우리로부터 이러한 확신을 빼앗아 가버려 보십시오. 그러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죽어 가는 어떤 사람의 침대 옆에서 내가 기도를 드릴 때, 무엇이라 기도하겠습니까? 하나님께 자신이 약속하신 현존, 다시 말해서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임재가 실질적으로 나타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기도를 드릴 것입니다.

       "내가 비록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라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늘의 본문은 이해하기 힘든 말씀이기도 합니다. 본문은, "어떻게 하나님께서 가장 절실하게 도움이 요청되는 죽음의 순간에 그를 버릴 수 있단 말인가!" 라는 고통스러운 질문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가 죽어 가는 시간에 그를 저버리실 수 있다면, 그 하나님은 우리 중 누구도 버리실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오늘의 성경말씀을 다시금 보게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도대체 어떻게 본문의 말씀을 이해해야한단 말인가?
  ·이 본문 안에는 정말로 좋은 소식이 들어 있는가?
  ·아니면 절망으로 끝나는 절규일 뿐인가?
우리의 성경본문을 다시금 읽는 순간, 한가지 사실이 즉시 우리 마음속에 떠오르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본문 안에서 '자연'(nature)이 차지하는 역할에 관한 것입니다.

자, 보십시오.
       예수께서 죽으실 때,
          ­어두움이 온 땅을 뒤덮었다는 것입니다.
          ­성전의 휘장이 두 조각으로 찢겨졌다는 것입니다.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많은 성도들의 시신들이 다시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죽으실 때,
          ­태양이 그 얼굴을 가리우고
          ­성전이 마치 곡하듯이 옷을 찢는 제스츄어를 하고,
          ­땅의 기초가 온통 흔들렸습니다.
       예수께서 죽으실 때,
          ­태양이 심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수 천년 동안 수천 수억의 사람들에 의해 경배의 대상이었던 저 위대하고 불타오르는 '신'(god)이 왕위에서 쫓겨나고(廢位), 비우상화 되고, 비신화화 되는 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태양이 아니라 예수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충만하심이 거하는 곳은 태양이 아니라 예수 안에서입니다.
       예수께서 죽으실 때,
          ­성전 역시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 때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성전 안에 '거룩한 곳'(성소와 지성소)이 그 힘을 상실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도 가까이 갈 수 없는 신성한 곳이 그 힘을 상실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다른 장소로부터 구별된 곳을 가능케 했던 휘장이 그 분리하는 힘을 상실              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