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는데 왜 그래요, 대체?" "그러니까 잠깐 시간 좀 내 달라니까"
"시간 없어요, 그만 좀 해요 이제! 선배 좋아하지 않는다고 제가 말했잖아요? 전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착각은 자유라고 하지만 너무나 귀찮게 굴어 짜증이 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고 있는데 가슴이 답답하여 눈을 떠보니 문 틈새에서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복도로 나오니 온통 연기가 뒤덮고
있었고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층에서 불길이 치솟아 내려 갈 수가 없었습니다.
위층에서는 아이들이 다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옥상 문이 잠겨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기는 더욱 짙어져 바로 앞 사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신은 혼미해지며 구토기가 났습니다.
그때 누군가 절 들어올렸습니다. "괜찮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누군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가 왔으니 무서워 하지 마..." 그 사람은 그 선배였습니다.
"자...이제 내려 갈 거야... 뜨거울지 모르니까 담요로 덮자"
제 몸에 폭신폭신한 것이 덮여졌습니다.
전 담요를 살며시 들추고 날 안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전 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 선배의 얼굴은 불에 그슬려 있었고 머리카락은 다 타서 몇 가닥만
남아있었습니다. 난 남아있는 기력을 짜내 담요를 걷어내며
날 안고 있던 그 선배를 떼어내려 했습니다. "왜 그래?
빨리 내려가야 한단 말이야" "흐흑...선배 얼굴이..."
"지금 내려가지 않으면 죽는단 말이야. 어서 담요 덮어"
"선배는 어떻하구요?"
"나? 나는 불사신이야. 난 괜찮아. 빨리 덮어"
"싫어요...나 때문에...나 때문에..."
전 결국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네 눈물로는 이 불을 끄지 못해 하지만 내 사랑으로는 이 불을 끌 수 있어"
"자! 이제 간다." 몸이 흔들렸습니다.
가다가 멈추기도 했고 빨리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어디쯤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밖으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전 병실에 있었습니다. 선배 생각이 났습니다.
"그 선배는 어디 있어?"
내 물음에 친구들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습니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안실에...있어..." 믿기지 않았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너...만 살았어...다 죽고..."
"불이 났을 때...사실 다 포기하고 있었어..."
"그 때 그 선배가...들어갔어... 그리고 널 데리고 나왔지..."
"네가 기절했을 때..그 사람은 이미 죽어 있었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하염없이 우는 것뿐이었습니다...
전 평생을 그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입니다...영원히.../
이글을 읽고서 그동안 읽었던 책을 무심히 보다가 문득
내 눈이 머무는 곳이 있었습니다.
미우라 아야꼬의 "빛이 있는 곳에서" 글에 이런 문구가 있더군요...
사랑이란 무엇인가...
가장 귀중한 자기의 생명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이야 말로 사랑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닐까...성경에도 "사람이 그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 보다더 큰 사랑이 없나니..." 라고 했다.
'사랑'이란 남을 위하여 목숨을 버릴 정도의 엄숙함을 가지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런 사랑을 베풀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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