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은혜

헤어드라이어의 꼬인 줄 (생활의 발견)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2006. 6. 9. 14:53

 

 

 

 

헤어드라이어의 꼬인 줄

 

- 백석대학교 전문대학원 원장님이신 류호준 목사님의 글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방에 들어가 헤어드라이어를 집어 들었다.
헤어드라이어 줄이 배배꼬여있었다.
시간이 있으면 꼬여있는 헤어드라이어 줄을 풀어 놓으리라
마음먹은 지가 벌써 여러 주가 흘렀다.

게으름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집어 사용하기가 불편할 정도로 줄이 꼬여있었다.
다른 일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는데
줄이 꼬일 대로 꼬여있으니 더욱 심란하다.

“사용을 했으면 좀 잘 펴놓거나 똑 바로 놔둬야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거야?”하며 중얼거린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꼬인 줄을 펴기 시작했다.
약 20분은 족히 걸렸다. 진땀이 난다.
나가야 할 시간은 되고 머리는 말려야하는데 말이다.  


줄은 처음부터 꼬이지 않도록 풀어주어야 한다.
일단 꼬이기 시작하면 점점 더 꼬일 뿐 아니라
잘 풀어지지도 않는다.
이유인즉 꼬인 것이 굳어져서이다.

꼬인 것이 굳어지는 이유가 좀 특이하다.
사용할 때마다 전선을 타고 흐르는 열에 의해
꼬인 것이 더욱 굳어진다는 것이다.

아예 헤어드라이어를 장시간 사용하면
전선이 뜨거워져 꼬인 줄이 풀어지겠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그저 잠간동안 찔끔찔끔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선을 타고 흐르는 전기 열이
꼬인 줄을 풀어주기보다는
꼬인 것을 그 상태로 굳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신앙의 형태도 이와 같지 않을까?
줄이 꼬이듯이 잘못 시작을 하여
고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방치해두면
나중에는 고치기가 상당히 어렵다.
오히려 나중에 ‘찔끔 찔끔’ 고치려면
더더욱 삐뚤어진 대로 굳어진다.
들쑥날쑥한 신앙의 열정은
꼬이고 삐뚤어진 형태를 고쳐주기는커녕
더욱 굳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꼬인 줄을 날마다 풀어주어야 한다.

유진 피터슨의 ‘하나님 굳은살’이란 용어는
이런 현상을 멋지게 표현한 말이다.
일단 굳어지면 물이 스며들지 않고 흘러버리듯이 말이다.

 

 

- 제가 대학원 다닐때 가장 영적으로 영향을 많이주신 교수님이십니다.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때마다 긴장안한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제 가슴을 팍팍 찔러 수업시간 내내 공포(?) 자체였습니다.

다시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