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지도과에 당구과까지?...이색학과 붐

간판보다 실리 택하는 실용위주…모델이벤트과·카지노경영과, 장례지도과, 애완동물과, 당구과, 김치식품공학과, 천연건강가족복지과, 스타일리스트과, 모델이벤트과, 카지노경영과, 보석감정과, 특수장비과 ….

▲ 실용주의 학문으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색 학과들이 늘고 있다. 간판을 택할 것인가, 실리를 택할 것인가. 합격이 중요한가, 어떤 전공이냐가 더 값진가.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대목일 것이다. 취업난에다 '제2의IMF 위기'로까지 불리는 요즘, 실용주의 학문을 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톡톡튀는 이색학과가 신세대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색다른 전문세계에 도전하고 싶은 수험생이라면, 희소성 있고 취업도 유망한 이색학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4년제 대학보다는 전문대학에 이색학과가 훨씬 많은 게 특징이다. 순천향대가 신학기에 신설하는 정보보호학과는 해커 사냥꾼을 배출한다.
인터넷상의 악의적인 정보유출, 변조, 도청, 해킹 등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해커를 적발하게 된다. 대학측은 "정보화 사회로 변하면서 매년 수만명의 정보보호 신규 인력수요가 예상되지만 이에 대비한 전문인력 양성이 미흡해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숭실대가 오는 3월 개설하는 생명정보학과(Bio-Informatics)는 국내 최초, 유일한 학과다. 생명정보학은 컴퓨터모델링을 이용한 신물질 설계기술이 재료과학이나 생명과학 분야의 획기적인 성과와 결합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학교측 설명이다. 어윤배 총장은 "LG화학 삼성전자 종근당 동화약품 등 기업은 물론 정부의 지원금 92억원으로 운영되며 신입생 전원에게는 4년간 장학금과 100% 취업을 보장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학과 나중에 정하는 자유전공학부도
자유전공학부라는 것도 생겼다. 조선대가 신학기부터 인문계와 자연계열에서 50명씩 뽑은 이 학과는 학과를 정하지 않고 입학하도록 해 자유롭게 전공할 분야를 탐험하도록 했다. 4년제 대학에서는 이밖에 건국대 부동산학과, 국민대 기업법학과, 경기대의 산업재산권학과, 중부대 골프지도학과,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서울여대 인간개발학부, 동덕여대 스포츠학과(레저스포츠 전공, 스포츠모델 전공), 세명대 전자상거래학과, 안양대 디지털미디어학과, 한려대 멀티미디어정보통신공학과·물류유통학과, 관동대 인터넷 산업정보 공학과, 명지대 지식정보학부(지식경영 전공, 정보경제 전공), 산업디자인학부, 영상애니메이션전공, 용인대 문화재보존학과, 세종대 인터넷학과 컴퓨터공학부의 디지털콘텐츠전공분야와 전자정보통신공학부의 광공학전공 등이 눈에 띈다. 전문대학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특성화·전문화로 무섭게 변신하고 있다. 이색학과는 그런 맥락과 연계돼 있다. 서울보건대의 장례지도과는 과학적인 주검관리와 처리, 장례절차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선진국에선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올리며 상당히 유망한 직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장례식장, 장례관련업체, 장례용품 제작회사. 병원·보건위생직, 방부처리 업무 관련 기업 등에 취직할 수 있다. 창원전문대는 특수장비과를 신설, 신학기부터 가동한다. 군(군)·학(학) 제휴로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군 특수장비에 대한 이론과 실습교육을 한다.
군 기술정비 인력지원 및 방산업체 수요에 맞춰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상거래를 전공으로 내세운 학과들도 눈에 띈다. 대구보건대가 사이버비즈니스과, 주성대 전자상거래과, 안산1대 웹프로그래머과 인터넷상거래과 등이 있다. 전자상거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개설된 이들 학과는 인터넷 벤처기업 창업은 물론 사이버 마케팅 매니저, 무역업체의 전자자료 교환 운용요원, 국제운송 및 물류업체 등 다양한 진로가 열려 있다.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지난해 신설된 공주문화대의 애완동물과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전문 애완동물 사육사로서 습득해야 할 폭넓은 교양과 애완동물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사육, 관리에 필요한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구과도 생겼다. 성덕대학이 신학기에 신설한 당구과는 당구의 스포츠화 시대에 맞춰 당구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과학화시켜 당구전문 인력· 지도자를 키운다는 게 취지다. 졸업 후 진로는 초·중·고·대학의 당구지도자, 당구아카데미 지도자, 당구선수, 자영업, 당구 소재 개발회사로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스타일리스트과도 재미있다. 용인송담대가 설치한 이 학과는 패션, 소품 등의 코디네이션이나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광고, 기획, 이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지를 창출해 표현해내는 토탈코디네이션 전문가를 양성한다. 광고 방송 영화 이미지컨설팅 분야 등에서 수요가 활발하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의 이미지관리도 가능하다.
청주과학대의 김치식품과학과는 우리의 '전통'음식인 김치를 집중 파고든다. 청주과학대는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의 전문적인 연구 및 과학화를 표방하며 김치식품관련 업체 및 연구원,벤처기업 창업 등의 진로를 약속하고 있다. 대구전문대 보석감정과는 보석감정의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국내 유일의 학과. 취업률 100%를 자랑한다. 보석학을 기초로 보석감정 및 감별, 보석의 가치와 원가를 산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 일반대 졸업자와 30~40대 지원자까지 몰릴 만큼 인기가 높다. 조선이공대가 올 신학기에 개설하는 금속·귀금속 세공과는 이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장신구 문화의 창조 및 관광상품의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증진에 필요한 귀금속 재료 디자인 및 가공 전문인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부천대학의 캐릭터애니메이션 전공은 단편만화의 한계를 비디오, 필름, 컴퓨터 등 새로운 영상매체 채널로 현실화할 수 있는 종합예술인 캐릭터애니메이션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영상·영화 및 방송사, 신문사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컴퓨터그래픽, 출판, 광고 등 분야에 진출이 유망하다.

●도우미 양성하는 모델과도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경민전문대 부동산과를 노크해볼만 할 것 같다. 부동산을 철저히 분석하고 부동산 관련 법규와 정책을 가르친다. 경제학, 민법, 부동산학개론, 국토개발론, 부동산정책론, 부동산등기법, 부동산중개·평가, 주택론, 지역경제학 등이 편성돼 있다. 공인중개사· 공인감정사·토지평가사·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을 취득해 개인 사무소를 열거나 건설부·내무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행정 담당 공무원, 기업체의 부동산 업무 담당 임직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평택공전 모델과는 모델이나 각종 행사장 도우미 양성을 위해 신설된 국내 유일의 학과. 모델 직업 관련의 기본 교양과 모델활동에 필요한 신체관리, 워킹, 댄스, 포즈, 표현력, 메이크업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색채학, 패션정보, 복식의장 등 패션 관련 과목도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다. 성인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천연건강요법을 통해 치료와 건강증진에 기여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삼육보건전문대 천연건강가족복지과, 특정인과 공공건물의 신변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경호전문가를 키우려는 대경대 경호행정과도 특이하다. 2001학년도에는 새롭게 부산 여자대학 다(茶)문화과, 춘해대학 요가응용과, 경민대 다이어트정보관리과, 상지영서대 언어예술과 등의 이색학과가 신설됐다. 이밖에 신세대 취향에 어울리는 유망 이색학과에는 동아방송대 인터넷방송과, 창원대 지적공학과, 춘해대학 유아특수치료교육과, 용인송담대 의료보험심사과, 경남정보대 신발공학과, 연암축산원예대 생물배양과, 제주산업정보대 관광골프과, 충청대 스포츠외교과, 대구보건전문대 첨단발효건강식품과, 전남과학대 모델이벤트, 대경대 뷰티디자인과, 안산공전 코디메이크업과, 대전보건대 화장품과학과,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과, 신구전문대 사진과, 경성전문대 피부미용과, 배화여전 외국어통역과 등이 있다.